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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無常)

금강경 2012. 4. 18. 13:48

                                      무상(無常)

 

네 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가업을 버리고 산골에 들어가 한가히 살면서 오신통(五神通)을 얻어 선인이라 일컬었다.

그런데 자신들의 수명이 다해가는 것을 안 그들은 피하려 해 각자 궁리했다.

 

“우리들의 신족(神足)은 마음대로 날아오를 수 있어서 어디를 가든 지장이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제 도리어 무상의 뜻대로 되어 목숨을 잃게 되었으니 마땅히 방편을 써서 이 재앙을 면해야 되겠다.”

 

한 사람은 말했다.

“공중에 올라가 몸을 숨긴다면 무상의 적이 어찌 나 있는 곳을 알겠는가?”

 

또 한 사람은 말했다.

“사람이 들끓는 시장에 들어가 목숨을 피하면 무상의 적이 거기 가서 다른 사람을 데려갈 것이다. 하필 나를 찾을 리가 있겠는가?”

 

다시 한 사람이 말했다.

“큰 바다 속에 들어가면 무상의 적이 어찌 알겠는가?”

 

마지막 한 사람이 말했다.

“아무도 없는 큰 산에 가서 산을 쪼개고 그 속에 들어간 다음 그 위를 전과 같이 덮어 놓으면 무상의 적이 나 있는 곳을 어찌 알라.”

 

그리하여 네 명은 각자 목숨을 피했으나 끝내 벗어날 수는 없었다.

공중에 올라가 있던 사람은 땅에 떨어졌는데 익은 과일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산을 조개고 들어 간 사람은 흙에 장사하는 신세가 되었고,

바다 속에 들어 간 사람은 고기와 자라의 밥이 되었고, 시장 속에 들어 간 사람은 여러 사람 속에서 목숨을 마쳤다.

 

세존께서 이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이 네 사람은 진리에 어두운 탓으로 숙업(宿業)을 버리려 하면서도 삼독(三毒)을 제거하지 못하고 궁극의 지혜에 이르지 못하고 만 것이니, 예로부터 누가 이 근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더냐.”

 

『4不得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