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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금강경 2013. 1. 18. 08:01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중국 당나라의 선승이신 유신 선사가 계셨다.

선사는 입산한지 30년 만에 산문을 나섰다. 때는 6월인지라 숲에서는 새소리 맑고, 계곡을 흐르는 물은 산문을 나서는 스님을 유혹했다.

 

흐르는 계곡수에 발을 담그고 30년 전 출가의 결심을 굳히고 산문을 들어설 때를 떠 올린다. 그때 바라 본 산과 물은 그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였다.’

 

산중 수행 15년이 지난 후에는 일체는 緣起에 의해 空이요, 無로 인식되어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었다.’

 

그러나 다시 15년이 지나 산문을 나서 바라 본 산수는 ‘산은 산일뿐이고, 물은 물일뿐이다.’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恒常하는 實體는 없으나 現象은 存在한다’고 하셨다.

無相과 無我는 인식대상과 인식주체가 고정된 실체가 아닌 緣起法의 법칙에 의하여 변화속에서 임시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實體를 不定하나 現象은 肯定하는 사실을 부처님께서는 方便으로 ‘일체는 공이다’라 말씀하셨음을 바로 알아야 하겠다.

 

실체가 없이 假設된 현상만이 존재하는 것을 실재하는 것으로 잘못알고 집착하는 것을 경계하신 부처님의 진의를 바로 알아야 한다.

 

空이라는 藥으로 執着이라는 病을 치료하기 위해서 내린 부처님의 처방을 잘못알고 잘못 말하고 잘못 행하여 공에 매달리면 그 또한 부처님께서 그토록 염려하신 집착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다.

 

 

 

 

                                                 고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