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 去 來 辭
歸 去 來 辭
전 만 수
아래 글은 제가 오랜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자리에서 후배공무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鳥倦飛而知還 景峠峠以將入 撫孤松而盤桓
새들도 날이 저물면 집을 찾아 드는데, 서산으로 지는 해를 등지고 길을 나서야 하는 나그네는 외롭습니다.
여러분!
그 간 잘 지내셨습니까?
저는 여러분의 염려에 힘입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벌써 여러분의 곁을 떠나온 지도 일년이 되었습니다. 그 간 저는 나 자신을 낮추는 공부를 하였습니다. 봉사를 통하여 단체에 기여하면서 내가 배운 것은 참 나를 찾는 일이였습니다. 욕심내고, 미워하고, 사랑하는 탈을 벗고 진정한 나를 찾았습니다. 보람 있는 시간 이였답니다.
이런 말이 잇지요.
“시간과 공간은 망각을 가져온다.”
일년 전 일이 새롭게 생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정년 퇴임식 날에는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미 떠나온 놈이 무슨 의식이 필요한가! 그저 가면 돼지.’ 하는 생각에서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형식을 벗어 던지고 무애자재(無碍自在)하게 살고자 합니다. 이해있으시기 바랍니다.
막상 여러분과 마지막 이별 인사를 하려하니 머뭇거려지기도 합니다. 자기의 둥지를 떠나는 코끼리가 언덕 마루에서 뒤를 돌아보는 심정이 이런 것인가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
마지막으로 몇 가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공무원 선배로서 드리는 당부입니다. 오해는 없으시기 바랍니다.
공무원은
첫째, 정직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정직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공무원이 정직하지 않으면 주민과 국민이 괴롭고 나라가 망합니다. 주민으로부터 위탁받은 직위를 이용하여 돈이나 챙기고 거드름 피우며 나태하다면 이는 배임행위입니다. 돈 벌고 싶고, 돈 버는 재주가 있다면 나가서 다른 길을 찾으십시오.
공무원으로서 돈을 번다는 것은 도독 놈입니다. 알량한 지위를 이용하여 사람장사나 하고, 인허가 처리 시 돈과 관련짓는 등 작태가 횡행하고 있는 공직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부디 정직하십시오.
둘째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공무원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사심 없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작대기 감이 기둥 자리에 서도 안 되지만 기둥감이 석가래 자리에 놓인다고 자기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떠한 자리가 주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하십시오.
셋째, 역지사지(易地思之) 하십시오.
내 욕심만 부리지 말고 남의 입장도 헤아리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자기 손바닥만 바라보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주변을 폭 넓게 살피면서 공직에 임해주 시기 바랍니다.
넷째는 화이부동(和而不同)입니다.
끼리끼리 패거리를 짓지 마십시오. 학연, 지연, 또는 이해관계를 가진 몇몇이 희 희득 거리며 패거리를 지을 때,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됩니다. 소속된 집단에 화합하데 패거리는 짓지 마십시오. 화이부동은 대인의 길입니다. 의연하 고, 의리를 먼저 생각하는 대인의 길을 가십시오.
괜히 분에 넘치는 소리를 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공직을 나와 보니 세상은 넓습니다. 그리고 보잘 것 없지만 저의 손길을 기다리 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의 남은 시간은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때로는 보고 싶겠죠. 그 때는 한 분 한 분 이름을 부르며 얼굴을 떠 올리겠습니다.
때로는 보고 싶어 눈물이 나겠지요. 그 때는 돌아서서 홀로 울겁니다.
소원성취 하십시오.
건강하십시오.
고운 전 만 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