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瞋心)의 장애(障碍)
범부들은 몸과 마음의 괴로움과 근심을 만나면 가지가지의 나쁜 행동을 하게 되니, 몸의 병에 걸리거나 마음의 병에 걸리는 경우 몸과 입과 뜻으로 가지가지 악을 짓게 된다.
이렇게 악을 짓는 까닭에 진리를 구하는데 큰 결함이 되는 것은 미워하고 원망하며 화를 내는 진애이다.
만약 보살들이 다른 보살을 향해 진애의 마음을 일으키면 곧 백만의 장애가 될 것이니 소위 보리를 보지 못하는 장애와, 바른 가르침을 듣지 못하는 장애와, 여러 악도에 태어나는 장애와, 중상을 입는 장애와, 정념을 잃는 장애와, 지혜가 적어지는 장애와, 악한 지식을 만나는 장애와, 소승을 좋아해 배우는 장애와, 악인과 작당하는 장애와, 큰 위덕을 지닌 이를 믿지 않는 장애와, 정견을 지닌 사람과 함께 기거하기를 원치 않는 장애와, 모든 죄를 청정히 고치지 않는 장애 따위가 있게 된다.
한번 미워하고 원망하며 화를 내는 진심을 발하면 이와 같이 백만 가지 장애가 이루어진다.
『화엄경』
진심, 즉 진애는 남을 미워하고 질투하며, 화내는 일을 뜻한다.
이러한 진심은 분별신(分別心)과 집착심(執着心)에서 출발한다.
우리 범부들은 어떤 사물을 보면 ‘나’라는 주체와 ‘저것’이라는 객체로 분리한다. 그 다음 저것이 나의 마음에 들면 가지려는 욕심이 생기고, 싫으면 배척하는 진 심이 생긴다.
금강경 등 반야계 경전에서 강조하는 무주상(無主相)은 바로 이러한 마음을 내기 전에 이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점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