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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 한 마리 - 시

 

 

                               굴비 한 마리

 

                                                                    우 창 수

 

오늘 밥상에 올라온 굴비 한 마리

다른 것과 달리

입을 쩌억 벌리고 있다.

 

고행(苦行)의 바다를 건너온 듯

고 표정 참 고통스럽기 그지없다.

 

하기사

물 속에서 퍼덕거려야 할 삶.

땡볕에 말려 죽어 갔으니,

고통스럽기도

억울하기도 하겠다.

 

생각해 보면

하나의 삶은

하나의 죽음.

너의 죽음을 발라 먹으며

생사(生死)의 윤회(輪廻)를 깨달아,

 

거리를 나서보니,

온통 땡볕에

퍼덕퍼덕,

물기라곤 하나 없이

퍼덕퍼덕,

퍼덕퍼덕.....................

 

고통 속에 얼굴을 찡그리고

살아가고 있었다.

 

오늘 밥상에 오른 굴비 한 마리,

참 맛있어서

서럽다.

 

 

지난 1128일에 대한불교조계종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한국뇌성마비복지화 주관으로 뇌성마비 시인들의 시낭송회가

있었다.

 

위 시는 이 자리에서 낭송된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