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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원과 기도

 

 

사기(詐欺)를 잘 치기로 이름난  봉이(鳳伊) 김선달이 있었다. 봉이라는 별명도 닭을 봉(鳳)이라고 속여 비싸게 팔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가 하루는 평양에서 황해도 구월산에 있는 단군전을 구경시켜 준다고 관광단을 모집하였다.  평양에서 내노라 하는 양반댁 마님들이 다수 참여한 이 관광단은 구월산 입구에 있는 명월사에서 하루를 자고 새벽에 신전에 올랐다. 단군신전에 도착한 봉이는 일행들에게 일렀다.

 

“이 단군님께 기도를 드리면 반드시 소원을 들어 드립니다. 그러나, 먼저 그 동안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숨김없이 고백한 다음에 소원을 빌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큰 화를 입게 됩니다” 

 

이 말에 양반댁 마님들이 자기집 종하고 있었던 부적절한 사건까지도 사실대로 고백하였다. 이를 자세히 엿들은 봉이는 평양에 돌아와서 그때 그 마님들을 찾아다니며 

 

“내 입을 막지 않으면 좋지 못할 것입니다”하며 반 협박조로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놀란 마님들은 당황하여 상당한 돈을 봉이에게 주지 않을 수 없었다. 희대의 사기꾼 봉이는 민족이 조상으로 모시는 단군을 이용하여 사기를 쳐 돈을 챙겼다.

 

                       전만수 편저 고대국가의 건국신화 중에서

 

여기에서 봉이는 평양 양반댁 부인들에게 자기의 소원을 빌기 전에 반드시 잘못을 회계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부처님게 서원(발원, 기도)을 세워 가피를 구하기 전에 반드시 참회를 먼저 해야 하는 경우와 같다.

부처님께 삼배를 올릴 때 첫배시에는 찬양, 귀의를 하고, 이배시에는 참회를 해야 하며, 마지막 삼배시에는

발원을 해야 한다.

 

발원은 개인의 소원이 아니라 '부처님 저는 제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하기를 바랍니다'와 같은

공업을 쌓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우리 아들 사업 잘되게 해주십시오'하고 빌면 탐욕이 되어 번뇌를 키우는

결과를 가져온다.